[가주소식] 캘리포니아 최고(最古)의 가족 경영 와이너리, 168년 만에 파산 신청: 무엇이 그들을 무너뜨렸나?


 오늘은 최근 야후 파이낸스(Yahoo Finance) 및 주요 경제 매체들을 떠들썩하게 만든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미국 와인의 대명사인 캘리포니아에서 160년이 넘는 역사 동안 무려 6대를 이어온 최고(最古)의 가족 경영 와이너리가 결국 파산 보호 신청을 냈다는 소식입니다.

필록세라(포도나무 병충해)의 습격,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 13년간의 금주법(Prohibition), 그리고 연이은 대형 산불까지 온갖 역사적 풍파를 이겨냈던 이 전설적인 와이너리가 왜 지금 무릎을 꿇게 되었을까요?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그 내막을 정리해 드립니다.

1. 168년의 역사와 3,700만 달러의 빚

주인공은 바로 미국 소노마 밸리(Sonoma Valley)에 위치한 군들라흐 분추(Gundlach Bundschu Winery)입니다. 1858년 바이에른 출신의 이민자 제이콥 군들라흐(Jacob Gundlach)가 소노마 남쪽의 언덕을 매입해 포도를 심고 와인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 그 시발점이었죠.

현 대표인 6세대 제프 분추(Jeff Bundschu)와 그의 여동생 케이티 분추가 이끌어온 이 와이너리는 지역의 역사 그 자체였습니다. 음악 콘서트, 웨딩, 와인 테이스팅 등으로 매년 7만 5천 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던 소노마의 상징적인 명소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파산 법원 문서에 따르면, 이들의 모회사인 분추 컴퍼니(Bundschu Company)가 안고 있는 부채는 약 3,700만 달러(한화 약 480억 원 이상)에 달합니다.

2. 파산으로 이끈 결정적 원인: 타이밍이 나빴던 인수합병

그렇다면 오랜 세월 온갖 역경을 견뎌낸 와이너리가 왜 지금에 와서 무너진 것일까요? 전문가들은 팬데믹 직전인 2020년 2월에 단행한 무리한 인수합병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습니다.

  • 확장의 꿈과 현실의 벽: 분추 가문은 인근 글렌 엘렌(Glen Ellen) 지역에 있는 '밸리 오브 더 문 와이너리(Valley of the Moon Winery)'의 60에이커 부지를 인수했습니다. 6세대인 케이티 분추가 2016년에 런칭한 와인 브랜드 '애벗츠 패시지(Abbot's Passage)'의 새로운 거점을 만들기 위해서였죠.

  • 팬데믹과 소비 트렌드 변화의 직격탄: 부지를 인수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졌고, 관광객 발길이 끊겼습니다. 대출을 받아 확장했으나 예상했던 수익은 들어오지 않고 이자 부담만 커졌습니다.

  • 와인 산업 전반의 불황: 설상가상으로 미국 와인 시장 자체가 엄청난 침체기에 빠졌습니다. 2025년 미국의 와인 판매량은 2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젊은 세대들은 와인 대신 캔 하드셀처(Hard Seltzer)나 칵테일을 선호하기 시작했습니다. 건강을 이유로 음주를 기피하는 문화도 확산되었습니다.

비용을 40% 이상 줄이고 직원 수를 102명에서 63명으로 줄이며 사력을 다했으나, 누적된 빚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결국 지난달 Abbot's Passage 테이스팅룸을 폐쇄했고, 이어 파산법원 제11조(Chapter 11) 파산 보호 신청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3. 문을 닫는 것은 아니다: 재기를 향한 몸부림

다행히도 이번 파산 신청이 와이너리의 완전한 폐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 영업은 계속된다: 본사와 역사적인 테이스팅룸은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동안에도 계속 정상 영업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 새로운 투자자 물색: 현재 회사는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하여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7대 자손과 지역 사회가 앞으로도 함께 이어갈 수 있도록 법원 감독 하에 회생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제프 분추 대표는 성명을 통해 이렇게 밝혔습니다.

"우리 가문은 6세대 동안 이 땅을 위탁받아 지켜왔습니다. 우리는 7대 자손들과 우리와 함께 성장해 온 소노마 밸리 공동체가 앞으로도 미래를 가질 수 있도록 기회를 얻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 블로그를 마치며

전통과 자부심으로 뭉친 가문이라도 급변하는 거시경제 환경과 트렌드의 변화를 피하기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1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전쟁과 대지진, 금주법까지 버텨낸 와이너리가 단 한 번의 타이밍 안 좋은 대규모 투자와 시장 침체로 위기를 맞이했다는 점이 씁쓸하면서도 경영의 무서움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합니다.

군들라흐 분추가 무사히 재기에 성공하여 소노마 밸리의 역사적인 명맥을 7대, 8대까지 쭉 이어갈 수 있기를 응원해 봅니다.

오늘 포스팅이 흥미로우셨다면 공감과 댓글 부탁드립니다! 다음에도 더 유익한 글로벌 경제·트렌드 소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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