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소식] "믿고 맡겼는데..." 수백만 달러 횡령한 공인 수탁자, 법원의 감시망은 어디로?

 


최근 캘리포니아주에서 큰 충격을 준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노인과 취약계층의 재산을 관리하도록 국가로부터 허가를 받은 '공인 수탁자(Professional Fiduciary)'가 무려 600만 달러(한화 약 80억 원 이상)가 넘는 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 사기 행각이 단순히 개인의 일탈로 끝나지 않고, 시스템의 허점을 통해 무려 6년 동안이나 지속되었다는 점입니다.

사건의 전말: 6년간의 '폰지 사기'식 횡령

사건의 주인공인 그레고리 오버로스(Gregory Oveross)와 그의 회계사는 자신들이 관리하던 5명의 고객 계좌에서 돈을 빼돌렸습니다. 이들은 서류를 조작하고 계좌를 섞는 이른바 '폰지 사기' 수법을 사용해 고객들의 전 재산을 탕진했습니다.

검찰 조사 결과, 피해자 중 한 명인 치매 노인의 경우, 오버로스가 자신에게 수십 장의 수표를 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에 제출한 회계 보고서에는 이를 누락하는 등 대담한 위조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법원도, 당국도 몰랐나?" 드러난 시스템의 구멍

이번 사건이 더욱 공분을 사는 이유는 수년 동안 법원과 감독 기관이 이상 징후를 여러 차례 놓쳤기 때문입니다.

  1. 수상한 보고서에 관대했던 법원: 법원 규정상 수탁자는 지출 내역을 상세히 보고해야 합니다. 하지만 오버로스가 수표 번호란을 비워두는 등 명백한 '적신호'를 보였음에도, 이를 검토해야 할 법원은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습니다.

  2. 작동하지 않는 감독 기관: 주 정부의 '전문 수탁자국(Professional Fiduciaries Bureau)'은 수탁자가 소송이나 징계 이력을 숨겨도 이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습니다. 관련 법안이 통과되기도 했으나, 예산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아 실질적인 감시 체계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3. 조사 중에도 '영업 지속': 심지어 오버로스는 조사를 받는 와중에도 여전히 유효한 라이선스를 유지하며 2년 넘게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그가 라이선스를 정지당한 것은 체포된 직후였습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

수탁자는 판단 능력이 부족한 고령자나 환자들의 재산과 삶을 보호해야 할 '최후의 보루'와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그들이 지켜야 할 사람들을 오히려 가장 먼저 사냥터로 몰아넣었음을 보여줍니다.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 법원의 실질적 검토 강화: 단순히 서류를 접수하는 것을 넘어, 자금 흐름을 철저히 추적하는 정기적인 후속 심리 의무화.

  • 감독 기관의 권한과 예산 확충: 수탁자의 징계 이력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의심스러운 경우 즉각 라이선스를 정지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제도가, 오히려 그들을 보호하지 못하는 시스템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은 우리 사회의 관리 감독 체계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합니다.

이 포스팅은 LAist와 CalMatters의 심층 보도를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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